[기업소개] '어디에나 마을이 있고, 어느 마을에나 고양이가 있습니다.' - 마을과고양이 (신나는조합)

Social Economic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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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개] '어디에나 마을이 있고, 어느 마을에나 고양이가 있습니다.' - 마을과고양이 (신나는조합)

길을 걷다가보면 언제나 마주치게 되는 길고양이. 사납고 귀찮은 존재 같지만, 고양이는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삶의 작은 일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나 마을이 있고, 어느 마을에나 길고양이가 있습니다.’라는 소셜 미션으로 길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고자하는 <마을과고양이>라는 기업을 만나보았습니다.


Q. <마을과고양이> 는 어떤 기업인가요?


<마을과고양이>는 마을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9년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으로 선정된 기업으로, 운 좋게 2020년에도 재도전 팀으로 선정되어 2년차에 접어들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을과고양이는 ‘마을’과 ‘고양이’ 사이에서 ‘과’를 맡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보통의 맞춤법에 맞게 ‘마을과 고양이’라고 쓰는 게 아니라 붙여서 ‘마을과고양이’라고 씁니다.


Q. <마을과고양이>를 설립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연한 기회에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다 보니 사람들이 사는 곳 곳곳에 숨어사는 고양이들이 자꾸 눈에 들어왔습니다. 작고 힘없지만 매 순간을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세상 지혜를 다 가진 노인 같기도 한 고양이에게 반하고 사랑에 빠지는 일은 너무 쉬웠습니다.


그리고 반면, 고양이가 고양이라는 이유로 당하게 되는 폭력도 자주 느끼게 되었습니다. ‘눈이 기분 나쁘다.’, ‘높은 곳에도 쉽게 오르내리고 가볍게 움직이는 소름끼친다.’, ‘울음소리가 무섭다.’ 등등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이유로 물에 빠뜨려 죽이고 목에 줄을 메어 산 속에 묶어두고 오고, 막대기로 때리고 가끔은 정성을 들여서 살해하기도 하는 것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작은 동물에 대한 폭력을 멈출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저 작은 동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을까. 저런 동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이라면 힘이 없거나 몸이 약한 사람들도 안심하고 살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을 알게 되었고, <마을과고양이>라는 기업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길고양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멈추고, 평화로운 방법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여 "마을 주민들도 길고양이도 건강하고 화목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마을과고양이>의 사업아이템인 '벤치형 길고양이 급식소'와 길고양이 후원 상품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벤치형 급식소'는 2017년부터 생각하고 있던 아이템입니다. 사람과 고양이가 공존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 중에 노인 분들이 많은데 노인과 고양이가 사이좋게 지낼 방법은 구상하다가 떠올린 아이템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관악구는 산동네로 유명합니다. 오르막길도 많고 길고양이도 많습니다. 마을버스도 없는 산동네를 오르다가 언덕 중간 중간에 의자가 있으면 잠시 쉬어갈 수 있어서 좋겠다는 생각과 그 의자 아래서 길고양이들이 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딱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쉬어가고 고양이는 물과 사료를 먹을 수 있는 공존 급식소!!


공존과 평화의 상징이라 생각하며 꿈꾸고 현실로 만들기 위해 디자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길고양이 후원 상품은 아픈 고양이들의 병원비 때문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예쁜 고양이 캐릭터 상품을 좋아하는 걸 보고 길고양이를 모델로 상품을 만들어서 팔고 수익금으로 병원비를 보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범백으로 고통 받는 고양이를 모델로 상품을 만들어서 수익금으로 치료해주고 돈이 더 모이면 다른 고양이를 돕자.' 그래서 마을과고양이 캐릭터 상품의 모델은 길고양이입니다. 상품마다 각각의 사연이 있어요. 교통사고, 복막염, 유기묘 등의 사연을 가진 고양이가 모델이고 수익금을 다른 고양이들에게도 보태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제작비를 겨우 건지는 수준입니다.


Q.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참여하시게 되신 계기, 혹은 사회적경제(사회적기업)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길고양이들의 겨울은 혹독합니다. 먹을 것도 구하기 어려운데 물은 더 구하기 어려워지죠. 물이 얼지 않도록 두꺼운 스티로폼 그릇에 핫팩을 넣어주는 방법을 찾아내고 상품을 구성해해서 공동구매를 진행했습니다. 페미니즘 서점 달리봄에서 공간을 내어주어서 2018년 1월에 바자회를 했는데 그때 달리봄 대표님이 “길고양이 문제를 사회적기업이 되어 풀어보면 어떠냐”고 말했습니다. 그때는 사회적기업이라는 말이 너무 낯설었고 사업이라는 것이 엄청 부담스러워서 그런 게 있다는 것만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8월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전문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길고양이 새끼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인연을 맺게 된 우리자리 공부방 선생님이 공부방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만들고 사회적기업이 되는 공부를 하는 곳에 같이 가자고 하셨어요.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말에 도움이 될까하고 간 곳이 SE임파워 본사 건물이었습니다. 1월에 달리봄에서 보여주신 포스터가 있는 걸 보고 같은 사업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각자의 관심사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는 당연하게 길고양이 이야기를 했고 멘토 한 분이 3명이 창업팀을 만드는데 우리는 4명이니 저에게 따로 육성사업 신청을 하라고 권하셨어요. 사업은 모른다, 어렵다 했더니 그걸 가르쳐주는 곳이니 걱정 말라고 하셔서 믿고 따라오다 보니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으로 풀어가는 사회적경제는 참 좋은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윤보다는 사회적가치를 우선하는 사회적기업이 돈을 벌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지만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한 돈을 벌기는 어렵습니다.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면서도 경제적으로도 힘겹지 않은 사회적기업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Q. 현재 예비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해 준비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나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2020년 고용노동부 지정 예비사회적기업에 서류를 접수했습니다. 2019년 문체부에 지원했다가 떨어졌어요. 저는 만화작가 생활을 오래 해서 문체부가 친숙했고, 공동체 문화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싶었는데 떨어진 걸 보면 아마도 심사하는 분들이 보시기에 고양이가 무슨 문화냐 싶었나 봅니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 도전하고 싶지만, 예비사회적기업을 지정되어 더 많은 일을 하기위해 마음을 정리하고 고용노동부에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아직 사회적기업이 되기위해 첫발을 내딛은 단계이지만,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사회적 가치가 인정되고 사회적기업이 좀 더 포괄적이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마을과고양이>를 운영하시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2019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으로 서류를 접수했는데 선정되었다는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하던 일이 있었고 길고양이 문제는 어차피 평생 풀어갈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딱히 선정을 바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떨어졌다는 생각이 드니 속상했습니다.


그러다가 선정 소식을 들었고, “너무 진심이 느껴져서 선정했다. 선정 안 되도 혼자서 계속 할 것 같아서.”라는 멘토님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눈물이 났습니다. 진심이 통했다는 마음 때문이었을 겁니다. 진심이 전해졌구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마음이 전해져서 부디 작은 생명과 건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이 되는데 힘을 보탤수 있겠구나... 그 말을 들었던 순간, 눈물이 나던 순간은 평생 기억할 것 같습니다. 기억해야 하고요.


Q. 아직도 길고양이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말씀부탁드립니다.


길고양이는 이 땅에서 살던 동물이 아닙니다. 먼 나라에서 태어나 곡식을 지키는 가축으로 살던 동물입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러 나라로 퍼져나가 살게 된 동물이고 우리나라에 전해진 건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삼국시대에도 기록이 좀 남아있긴 한데 해외무역이 한창일 때 외국에서 온 상인들에 의해 전해졌을 거예요. 조선시대에 종종 기록에 남겨졌고 근대화가 되고 외국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점차 익숙해진 동물입니다.


고양잇과 동물은 맹수라고 생각하던 어르신들이 어두운 밤에 눈에 불을 켠 듯 나타나는 낯선 동물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어지간한 높이는 쉽게 오르고 내리고 높은데서 떨어진 걸 보고 놀라서 다가가보면 다친 곳 하나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다니는 낯선 동물이 얼마나 불편했을까요.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생선이라도 말려서 식구들하고 먹으려는데 물고 도망가는 도둑고양이가 얼마나 얄미웠을까요. 뭐라고 혼냈더니 부뚜막에 쥐를 잡아다 놓으니 해코지 당한다고 생각해서 불쾌했을 거예요. 때로는 아기 울음소리를 내며 울고, 맹수 소리를 내며 싸우는 모습에 정붙이기 쉬운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도 이 땅에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여기에 살고 있는 신세입니다. 낯선 땅에 떠밀려 와서 어떻게든 적응하고 자식들 굶기지 않게 노력하는 삶,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왔고, 힘든 시절 이겨내며 지금의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그렇게 되기 힘듭니다. 학교에 다닐 수도 직장에서 돈을 벌 수도 없지요. 먼 나라에서 온 네 발 달린 짐승에 불과하지만 그 마음만은 사람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정을 들여서 가축을 만들었고, 사람들이 살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데려갔고 낯선 곳에서 버려져서 길에서 사는 신세. 그런 사연을 알게 되면 눈빛이 무서워서, 우는 소리가 기분이 나빠서, 가볍게 뛰는 게 징그러워서 싫어하는 마음보다는 가엾게 여기며 힘들겠지만 곁을 내주며 같이 살아보자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저는 '고양이'가 '소외계층', '소수자', '약자'를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생명에 대한 시선과 대하는 방식이 건강해지면 다른 것에 대한 문제를 풀어갈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길고양이에게 온정을 베푸는 마음이라면 힘없는 다른 이웃들을 대하는 마음은 어떨까요? 노약자나 장애인, 외국에서 온 사람들, 가난한 이웃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작고 힘없는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삶, 길고양이를 보는 시선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어 불통을 소통으로, 오해를 이해로 바꾸어 사람도 동물도 원주민도 이주민도 건강하고 행복한 마을을 꿈꾸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마을과고양이>가 나아가야할 방향, 목표에 대해 말씀부탁드립니다.


<마을과고양이> 사업은 길고양이 인식개선 교육을 포함한 공동체문화예술교육, 스토리텔링콘텐츠개발, 캐릭터상품개발, 급식소와 화장실 같은 길고양이 관리용품 개발로 나뉩니다. 수익금의 일부는 다시 마을과 길고양이 복지를 위해 사용합니다. 그런 사업이 전국적으로 퍼져서 모든 마을에 마을과고양이 사무실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마을과고양이가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어느 마을에서나 사람도 동물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되어서 마을과고양이의 소셜미션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면, 마을과고양이라는 사회적기업은 필요 없지 않을까요? 저는 마을과고양이가 결국 사라지는 것이 마을과고양이의 소셜미션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매일매일 시간에 우리 마을 고양이들에게 사료와 물을 줄 것입니다. 그러면서 마주치는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고 고양이 이야기도 할 것입니다.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에게는 고양이도 약자임도 알려주고,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분에게는 순간의 기분으로 반려동물을 선택하면 안 되니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말씀드리고, 고양이를 키우면 좋은 점과 불편한 점도 알려드릴 것입니다. 고양이가 싸우는 곳에서는 말리고, 고양이가 똥을 싸는 곳을 알게 되면 치우고 주민들과 협의하여 화장실을 만들어서 관리할 것입니다. 중성화 수술을 한 고양이는 평생 배곯는 일 없이 물과 사료를 제공할 것입니다. 마을 곳곳에 예쁘고 편리한 벤치형 급식소를 놓아서 사람도 고양이도 마음 편하게 쉴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그런 날이 올 때까지 고양이들과 공존하는 삶을 주민들과 함께 글로 쓰고 그림도 그리며 문화와 예술로 풀어가는 시간을 갖고, 작품으로도 남겨서 많은 사람에게 <마을과고양이> 이야기를 알리고 싶습니다.



*길고양이 후원 상품은 <마을과고양이>의 네이버 스토어팜에서 구입 가능합니다. 오프라인 구입은 유어굿즈(인사동), 소영씨 마켓(성수동), 네모네(강남) 매장에 입점되어 있어요. :) (마을과고양이 네이버 스토어팜: https://smartstore.naver.com/villagen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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