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개] 기술로 놓는 언어의 다리, ARA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코로나(COVID-19)에 대한 정보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팬더믹 정보를 생중계로 브리핑하고 있는 동안, TV 방송 화면 한쪽에서 열심히 수어통역을 하고 있는 사람이 기억나시나요? 청각장애인의 귀가 되어주는 수어통역사는 중요 내용 하나라도 빠뜨릴 새 없이, 수어를 통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TV를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코로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이번에 나누어 볼 이야기의 주인공은 시각장애인이 정보의 접근성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기술로 언어의 다리를 놓는, 중국의 장애인 엔지니어 사회적기업 ‘ARA’(Accessibility Research Association)입니다.
____
시각 장애인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코로나 팬더믹 정보
현재 중국에는 약 1,700만명의 시각 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많은 소셜 플랫폼,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들이 코로나 팬더믹의 확진 및 의심 사례 현황이나 마스크나 소독제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었지만, 시각 장애인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올바른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확보하지 않으면 바로 생명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코로나 시대에, 누구에게도 열려 있는 인터넷 기반의 정보 매체가 시각 장애인들에게만은 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보는 이의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정보들이 세련되고 감각적인 이미지로 채워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요즘, 코로나와 같은 비상시 정보들까지 시각적 메시지로 구현될 때에는 시각 장애인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ARA는 이 점에 착안합니다. 이들은 지난 2월 ‘Link Accessibility’라는 기술 프로젝트를 결성, 시각 장애인들도 코로나(COVID-19) 관련 정보에 쉽게,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우선 Link Accessibility 기술팀은 중국의 대표 SNS 채팅앱 ‘위챗’(WeChat) 미니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코로나 관련 이미지 정보들이 음성 언어로 구현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는 곧 시각 장애인들의 커뮤니티에까지 입소문이 났습니다. 지난 2월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13,000명의 시각 장애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____
체인지메이커들의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꽃 핀
장애인-비장애인 프로그래머들의 꿈
Link Accessibility 팀은 장애인 프로그래머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보다 코로나 바이러스 정보 확보에 취약하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자신의 프로그래밍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사실 Link Accessibility는 준비된 팀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있는 중국 심천(Shenzhen)은 지난 2015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사회적기업 사회적 투자 포럼(China Social Enterprise and Social Investment Forum)이 열렸던 곳이었을만큼, 지금까지도 사회적기업에 대한 높은 관심과 체인지 메이커의 글로벌 임팩트 커뮤니티로 유명합니다.
심천에는 Link Accessibility팀에 밑거름이 되었던 ARA(Accessibility Research Association)(http://www.siaa.org.cn)가 2016년에 설립되어, 장애인, 비장애인 프로그래머들의 협력아래 모든 사람이 공정하고 편리하게 인터넷 정보를 즐긴다는 사회적 미션을 바탕으로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Alibaba, Tencent, Baidu, Oppo, Huawei와 같은 중국의 주요 인터넷 회사들과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에 시각 및 청각 장애인, 그리고 노인을 위한 정보 접근성 프로그램을 협력 제공하고 있을 만큼, 이들의 프로그래밍 실력도 탄탄합니다.
그럼에도 ARA가 Link Accessibility 팀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프로젝트는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당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코로나 정보 위챗 미니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한 Xiao longdan과 Liquan Wu도 시각 장애인들이었지만 지금까지는 접근성 기반의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을 뿐, 실제 제품 자체를 서비스로 구현하여 판매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프로그램 개발, 기능 및 인터페이스 디자인 등 여러 구성원들이 모여 팀 단위로 일을 하는 것은 ARA에서도 새로운 도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과 의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함께 참여한 동료들 모두 기본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이 떠오를 때마다 적용하고 고치는 작업은 정말 수백 번 이루어졌지만, 12명의 동료들 모두 동시에 한 마음으로 진행해 빨리 출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____
아무도 뒤에 남겨두지 않기 위해
코로나 정보이외에도 ARA가 Link Accessibility 팀을 통해 시각 장애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는 장애인을 위한 심리 상담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또 시각 장애인들이 전화를 쉽게 걸 수 있도록 보다 용이한 전화 다이얼 버튼으로 산업 표준에 맞게 추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ARA는 어떤 계획을 안고 Link Accessibility의 비전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려고 할까요?
“우리는 코로나가 확실히 끝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위챗 미니프로그램은 계속 운영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모인 제품에 대한 제안 아이디어, 댓글, 기타 관련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들을 더 나은 장애인 프로그램 개발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분명 이러한 의견들은 다른 채널에서 모인 것보다 더욱 집중적이고 관심 있는 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으로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어 이들은 다음과 같이 앞으로의 각오를 한 번 더 다졌습니다.
“우리의 일은 사회적기업이라는 분야에서 매우 상징적인 일입니다.
장애인들이 쉽게 소외될 수 있는 위기의 시대에서, 장애인들 역시 함께 하는 사회 구성원임을 잊지 않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____
진정한 ‘사회적 비즈니스’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원되는 비즈니스의 자원이 실상은 해결 과정에서 소위 ‘정상성의 이데올로기’에 갇히고, 정작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일로 이어지지 않는 모순들이 얼마나 많이 있어 왔을까요?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정보의 연결이 누군가에게는 마냥 쉽지만은 않은 장벽일 때, 지금과 같은 코로나 위기에서는 더욱 그 모순의 심각성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TV 화면 너머의 인터넷 기반 소셜 플랫폼들에서도 기술로 언어의 다리를 잇는 더 많은 시도들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중국 심천의 장애인 엔지니어 사회적 기업, ARA의 이야기였습니다.
참고문헌
https://skoll.org/2020/05/04/how-chinese-social-entrepreneurs-stepped-up-to-respond-to-covid-19/
https://www.linkedin.com/pulse/interview-during-covid-19-social-enterprise-reached-out-shenzhen/
https://www.casvi.org/en/h-nd-902.html
http://epaper.chinadaily.com.cn/a/202001/13/WS5e1bb1f1a310fb3de82eb7df.html
http://www.feiy.co/organizations/impact-community-shenzhen
https://ibiz.ifeng.com/45197082/news.shtml?&back
https://getinthering.co/country/shenz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