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재활용 똑똑하게 ‘쓰샘’ - 이노버스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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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재활용 똑똑하게 ‘쓰샘’ - 이노버스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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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일회용 컵 수거함 ‘쓰샘’ 개발한 이노버스“


우리나라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세계 3위예요. 그럼에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입합니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습니까.” 친환경 소셜벤처(사회적 기업가가 설립한 기업)인 ‘이노버스(INOBUS)’ 장준혁(26) 대표의 말은 분리수거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여러 가지 일회용품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플라스틱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에는 플라스틱 컵, 빨대, 포크, 칼, 용기 등이 있다. 2016년 EUROMAP(유럽 플라스틱·고무산업 제조자 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1인당 연간 132.7kg으로 세계 1위다. 또 2020년에는 145.9kg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 사회는 어디서나 분리수거가 일상화돼 있지만, 실제로 재활용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의 ‘생활쓰레기 연도별 선별 수량 대비 재활용률 현황’ 자료를 보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플라스틱 제품 선별량 대비 재활용률은 2015년 58%에서 2019년 41%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이물질이 묻거나 훼손돼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 비율이 높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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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창업 동아리로 뭉친 공대생들


이런 환경 문제에 대한 답답함에서 이노버스는 출발했다. 장준혁 대표는 대학 도서관에서 제대로 버려지지 않는 일회용 컵을 보면서 “이거라도 완벽하게 해결해보자!”라며 마음을 굳게 정했다.


“해마다 플라스틱 컵 사용량은 증가하고, 버려진 플라스틱 컵 중 95%는 쓰레기가 돼 각종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환경부 분리배출 4대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쓰레기통이었고 이 때문에 악취, 미관 악화 등의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대학교 창업 동아리로 뭉친 공대생 셋은 환경부 분리배출 4대 원칙을 모두 만족하는 컵 수거함을 제작한다. ‘비움→헹굼→분리→분류’ 과정을 모두 충족하는 친환경 사물인터넷(IoT) 일회용 컵 수거함 ‘쓰샘’이다.


‘쓰샘’은 자체적인 물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수도 연결 없이 어디에나 설치가 가능하다. 또 독자 개발한 적재 기술로 기존 쓰레기통보다 5배 많은 수거량을 확보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 기반으로 관리도 효율적이다. 플라스틱 컵과 잔여물 함이 얼마나 찼는지 파악해주고 휴대전화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로 배출 흐름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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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 컵 크게 줄어


그렇다면 ‘쓰샘’은 얼마나 똑똑하게 플라스틱 컵을 분리배출 해낼까. 이노버스는 2020년 15대의 쓰샘을 서울시청, 제주개발공사, 서울혁신파크, 인천대학교 등에 공급해 시험(테스트베드)을 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 컵이 크게 줄었다. 석 달간 총 1200개 플라스틱 컵을 수거했고 세척률은 76%를 보였다. 또 5%를 밑도는 일회용 컵 재활용률이 한 번의 세척 기능으로 7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재활용의 중요성에 대해 장준혁 대표는 설명을 덧붙였다. “플라스틱은 최대한 안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쓰게 됐다면 이것을 자원 선순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플라스틱 컵을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한다면 1개당 23g의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시험을 통해 장준혁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분리배출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은 편이다. 누구든 쉽게 제대로 분리배출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시민들은 빠르게 따라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쓰샘’의 필요성을 더욱 명확하게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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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과 협업해 자원 선순환 형성


서울 은평구 청년거리에 위치한 ‘창업발전소 2번지’에 입주한 이노버스는 1년 2개월 된 신생기업(스타트업)답게 에너지가 넘친다. 사장부터 사원까지 전원이 20대다. “우리는 모두 이노버스가 첫 직장인 사람들입니다. 경력도 노하우도 없는 학생들이 어떻게 치열한 스타트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건 ‘몰입’이었습니다.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파고들고, 잠자기 전까지 회의를 통해 생각을 나눴습니다.” 그렇게 몰입하는 동안 이노버스는 직원이 셋에서 아홉 명으로 늘었다.2021년은 이노버스가 시장에 진출하는 원년이다.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자원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2월 초 선보이는 ‘쓰샘 ver.4 pro’로 플라스틱 컵을 수거해 실로 만든 뒤 이불로 재탄생시켜, 독거노인에게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 거점별로 투명 플라스틱을 수집하면 그것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들과 협업해 자원 선순환을 형성할 예정이다.


첫걸음마를 뗀 이노버스의 2021년 목표는 플라스틱 컵 1000만 개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00대의 ‘쓰샘’을 운용해야 한다. “한 기관에서 쓰샘을 1년간 사용하면 나무 50그루 심는 것에 해당하는 약 10만g의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먹는 ‘쓰샘’이 일으킬 변화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공공기관이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이유다.


글 심은하 기자, 사진 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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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재활용 생활 플라스틱 종류 알아두기


최근 대두하는 ‘생분해 플라스틱’인 PLA. 이노버스 장준혁 대표는 생분해를 장려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분해되는 게 아니에요. 60도라는 인위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분해됩니다. PLA는 도리어 자원순환을 더 안 되게 합니다. 페트, PLA 등 다양한 재질의 컵이 섞여 있으면 선별장에서 분류가 어렵습니다. 플라스틱을 자원으로 재활용(recycling)하는 데는 페트가 가장 적합합니다.”


재활용을 생각하는 ‘똑똑한’ 배출을 하려면 플라스틱 재질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에 붙은 상표띠나 밑바닥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조그맣게 표시된 ‘재활용 마크’를 볼 수 있다.


수백 가지가 넘는 플라스틱 재질 중 일상생활에선 페트,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폴리스티렌(PS), 폴리염화비닐(PVC)을 가장 많이 쓴다. 생수병은 페트, 음식 포장용기는 PP, 락스 등 세제 통은 PE, 요구르트 통 같이 얇은 재질은 PS다. 플라스틱은 쉽게 재활용될 것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재질이 섞여서 만들어진 제품은 재활용이 힘들다. 마트에서 삼겹살이나 생선을 포장한 플라스틱, 배나 사과를 감싼 스펀지 같은 플라스틱도 재활용되지 않는다. 샌드위치나 딸기, 포도를 담은 투명한 플라스틱도 여러 재질이 섞여 재활용되지 않는다. 복합 재질이나 기타 플라스틱 재질은 ‘OTHER’로 표시되는데 이 역시 쓰레기로 처리된다. 즉석밥 용기가 바로 이 경우다.


보다 효율적인 재활용을 위해 환경부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시행하고 포장재 재질의 등급평가와 표시를 의무화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2021년 3월부터 생산자는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 등 4개 등급을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 ‘어려움’으로 분류되면 생산자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지금까지 내온 것보다 최대 20% 추가 부담해야 한다. 화장품 용기만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시가 5년간 면제돼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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