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지구도, 기업도 살리는 친환경으로 “바꿔, 바꿔”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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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나서는 유통업계
편의점에 들어가 음료수 냉장고 문을 열면 화려한 색상의 상표띠(라벨)를 부착한 음료수와 생수가 가득하다. 최근 이들 사이에 상표띠를 부착하지 않은 투명 페트병 제품이 늘고 있다. 환경부가 2020년 12월 4일부터 먹는샘물 용기의 자원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먹는샘물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 개정안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표띠가 붙어 있지 않은 먹는샘물과 병 몸체 대신 병마개에 상표띠를 부착한 먹는샘물의 판매가 가능해졌다.
편의점 씨유(CU)도 2월 초부터 자체 상표(PB) 생수인 헤이루 미네랄워터(500㎖)에 상표띠 없는 투명 페트병을 적용했다. 상품 전면에 부착하던 상표띠를 없애고, 고객이 상품을 구분할 수 있도록 생수 뚜껑만 CU 특유의 보라색을 넣었다. 또한 1분기 안에 PB 생수 모든 상품(1ℓ·2ℓ)을 상표띠 없는 투병 페트병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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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샘물 상표띠 제거 땐 플라스틱 대거 절감
음료병 겉면에 붙은 상표띠는 음료병 몸체와 재질이 달라 버릴 때 제거해야 하는데, 쉽게 뜯기지 않아 분리배출을 번거롭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었다. 인터넷에는 “분리배출할 때 병에 붙은 비닐 안 떼어도 되니 편하고 업체에서 실제 재활용에도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생수병에서 상표띠 떼다가 짜증 날 때가 많았는데, 상표띠 있는 거 안 사고 저거 살듯”, “이건 잘했다고 해줘야겠네요. 다른 생수병들도 곧 동참하길…” 등 대부분 상표띠 없는 음료수를 환영하는 반응이었다.
환경부는 상표띠를 안 붙이는 쪽으로 먹는샘물 전량의 생산 방식을 바꿀 경우 플라스틱 발생량이 연간 최대 2460t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한 해 전국에서 생산된 먹는샘물은 44억 개가량인데, 이 생산 제품에 모두 상표띠를 붙이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2460t가량의 플라스틱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송영민 BGF리테일 음용식품팀장은 “CU는 이미 대부분의 PB음료에 절취선을 삽입해 제거하기 쉬운 이지커팅(Easy-Cutting) 상표띠를 적용하는 등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해왔다”며 “CU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그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상품, 서비스, 마케팅 등 여러 방면에서 전사적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CU는 업계 최초로 비닐봉지 사용을 중단하고 친환경 봉투 전면 도입을 선언한 데 이어 2021년부터 일회용품까지 친환경 제품으로 전격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종이컵류의 경우 100% 미표백 펄프로 만들어 재활용을 쉽게 했다. 생산 과정에서 하는 화학 처리를 대폭 줄였으며 지정된 산림의 목재만 사용해 ‘국제산림경영인증’을 받았다. 접시류도 특수 발포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기존 일반 제품보다 원료 사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여 탄소 배출량을 감축했다. 모든 제품은 밀봉·압축 포장해 비닐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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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가치 창출이 기업 경영에 직접 영향
CU뿐 아니라 최근 유통업계는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뜻하는 ESG는 기업 활동에 비재무적 요소로 분류되는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의 경영 투명화를 실천하는 구조를 말한다. 탄소중립, 기후협약, 사회적 경제 등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지가 기업 경영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ESG 경영의 추진 과제로 내세운 친환경 상품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2020년 말에 PLA(폴리 락타이드) 포장재에 담은 초밥을 선보였다. PLA는 석유 화학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옥수수 소재로 만들어져 100% 생분해된다. 세븐일레븐은 2021년 PLA 포장 상품을 10개 이상 늘리고, 현재 40여 종인 친환경 제품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1월 26일에는 ‘빨대 없는 컵커피’도 출시했다. 연간 4.2t에 이르는 플라스틱 빨대를 줄이기 위해 개발한 친환경 프로젝트 상품으로 국내 편의점 컵커피 가운데 빨대가 없는 첫 제품이다. ‘빨대 없는 컵커피’는 뚜껑을 열고 용기 포장을 제거한 뒤 마시고 다시 닫으면 그대로 분리배출할 수 있다.
11번가는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친환경 택배 박스’를 도입하며 ESG 경영에 동참한다고 최근 밝혔다. 1월부터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선별한 ‘십일초이스’ 상품 가운데 일부를 ‘테이프리스’ 박스에 담아 배송하기 시작했다. 접착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조립하는 ‘테이프리스’ 박스는 폐기 시 테이프를 제거할 필요가 없고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박스다.
3월부터는 비닐 완충재를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 완충재’로 교체할 계획이다. 11번가는 이번 친환경 택배 박스 도입을 시작으로 ESG 경영을 위한 장기 투자를 이어 나가고, 일반 판매자에게도 친환경 재활용 택배 패키지를 판매할 방침이다. 이진우 11번가 배송혁신 TF장은 “코로나19로 최근 급증한 택배 박스의 환경오염 요소를 줄일 수 있는 대체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해왔다. 향후 판매자들과 친환경 택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고객들이 상품을 수령하고 폐기하는 모든 과정에서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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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플라스틱 실천 캠페인 ‘고고챌린지’ 동참도
환경부가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시작한 생활 속 탈(脫) 플라스틱 실천 캠페인 ‘고고챌린지’에 동참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고고챌린지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한 가지와 실천해야 할 행동 한 가지를 약속하고 실천한 뒤 다음 주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세계푸드 송현석 대표이사의 지목으로 참여한 매일유업 김선희 대표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고 매일유업에서 특별 제작한 친환경 장바구니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매일유업은 어떻게 하면 환경을 고려해 경영에 반영할 수 있을지 지속해서 고민하고 있다”며 “매일유업은 일회용품 제거,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로의 변경, 생산시설 내 탄소 배출량 절감, 친환경 제품 육성 등을 계속해서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이네켄코리아 임직원도 고고챌린지에 참여하며 일회용 컵을 쓰지 않고 자원순환을 위해 투명 페트병을 올바르게 분리 배출하는 ‘페트라떼’(페트병의 라벨 떼서 버리기)를 꾸준히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