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이산화탄소 먹는 도심 속 ‘이끼 타워’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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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이산화탄소 먹는 도심 속 ‘이끼 타워’ (정책브리핑)

① ‘제로 에너지’ 선언한 건물들 


이끼가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기업이 즐비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거대한 이끼 타워가 우뚝 솟았다. 높이 4m, 너비 3m의 벽 두 개 면이 이끼로 가득 차 있었다. 1월 5일 행인들은 거대한 이끼 타워를 신기하다는 듯 몇 차례 쳐다보고는 제 갈 길을 걸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도시의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서울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인근에 시범 설치한 것이다. 이름하여 ‘스마트 모스월’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민간기업과 협력해 개발하고 특허 출원한 스마트 모스월은 이끼를 이용해 공기 중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공기정화 효과를 극대화한다. 스마트 모스월은 연간 약 240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끼는 주변 환경을 냉각하며 공기 중 질소산화물·오존, 입자상 물질을 정화하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진 식물이다.


3000평(9917㎡)의 녹지를 조성하려면 약 6억∼10억 원이 드는 반면 이끼 타워 한 그루 제작에 드는 비용은 15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끼는 공기 중 수분만 공급하면 알아서 잘 자라는 수종으로 관리도 편하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실증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경우 대기오염 제로(0) 공간 구현을 목표로 이끼를 이용한 스마트 공기정화 시스템 적용을 더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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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모스월’ 미세먼지 30% 저감 효과 


독일에서도 비슷한 개념의 ‘시티트리(도시 나무)’가 있다. 독일의 환경기술기업 그린시티솔루션이 2017년 9월 선보인 공기정화 벤치 뒤에는 이끼로 가득 찬 벽이 설치돼 있다.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가스 등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벤치 양쪽에 설치된 계기판에는 오염센서가 장착돼 실시간으로 토양 습도, 온도, 주변 공기질 등을 측정해 공기가 얼마나 정화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독일 그린시티솔루션 자료에 의하면 ‘스마트 모스월’은 미세먼지와 결합해 산소를 생성하며 최대 주변 50m 범위의 미세먼지 30%, 이산화질소 10% 저감 효과를 보였다.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자동으로 물이 분사되며 24시간 멈추지 않고 작동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연간 240톤의 이산화탄소가 없어진다. 공기정화 벤치 1개가 나무 275그루의 몫을 하는 것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스마트 모스월에 태양광 패널과 자동관개 시스템을 내장,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빗물을 활용하도록 하는 등 제로에너지와 환경친화적 디자인을 적용했다. 스마트 모스월의 지속적인 성능 개선을 위해 모스월 내 센서를 추가했다. 성능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SH 스마트시티 혁신센터에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실증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경우 대기오염 제로 공간 구현을 목표로 이끼를 이용한 스마트 공기정화 시스템(스마트 이끼 타워, 스마트 모스월 등) 적용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스마트 시민기업으로서 스마트와 그린 기술을 접목한 도시문제 해결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8년 5월 전국 개발공사 최초로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억제와 주변 지역 피해 차단, 임대주택 친환경 보일러 교체, 공사가 직접 건설한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미세먼지 피해 최소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SH 스마트시티는 스마트와 그린 인프라 기술을 더 확대해 도시환경과 기후변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노력과 함께 탄소중립 도시 분야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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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자립률 100%의 ‘제로에너지 건축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건축 분야에서도 새로운 화두가 떠올랐다. ‘제로에너지 건축’이다. 제로에너지 건축이란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건물 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합산해 에너지 소비량이 최종적으로 ‘제로(0)’가 되는 건축물을 말한다. 단열재, 이중창 등으로 건물 외피를 통해 외부로 유출되는 에너지 양을 최소화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냉난방, 전력 공급과 같은 모든 에너지 소비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LG전자가 경기도 판교에 세운 미래 주택 ‘LG씽큐홈’은 국내 대표 제로에너지 건축물로 꼽힌다. 에너지 자립률 100% 이상을 달성해 국내 첫 제로에너지 건축물 1등급 인증을 받았다. LG씽큐홈에는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 관리에 이르는 에너지 솔루션이 적용됐다. 총 988장의 태양광 모듈을 외벽과 지붕에 부착하는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BIPV)’ 시스템을 갖췄다. 생산된 전력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집 안에서도 가전과 조명, 센서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홈에너지관리시스템’을 통해 온도·습도·조도·미세먼지·이산화탄소 등의 실내환경을 점검한다. 또한 거주자의 생활패턴을 학습해 수면·기상 등의 상황에 맞춰 최적의 조건으로 제어할 수 있다.


다른 국내 건설사들도 에너지 절감 기술 개발에 돌입, 제로에너지 건축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SK건설은 알루이엔씨, 국영지앤엠과 함께 아파트 창문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적용한 ‘공동주택 창문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외부 조망을 고려해 박막형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고 투과율을 10~30%까지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기존 공동주택 태양광 발전시스템은 대부분 옥탑, 측벽 등에 거치하는 형태라 설치면적을 확보하는 게 어려웠다. 창문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 토지주택공사는 물이 여름에는 공기보다 차갑고 겨울에는 따뜻한 특성을 건축물 냉난방에 이용, 임대주택에 친환경 수열 에너지를 적용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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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로에너지 건축물 대상 단계적 의무화 


공공건축에도 제로에너지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 화성시 왕배푸른숲도서관은 전국 최초로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로에너지 1등급을 획득했다. 왕배푸른숲도서관은 에너지 자립률을 117%까지 높였다. 화성시 산척동 753번지 왕배산 제1호 근린공원 일원에 85억 5000여만 원을 투입한 왕배푸른숲도서관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탈탄소를 실현하는 ‘화성형 그린 뉴딜’의 첫 번째 건축 결과물이다. 화성시는 앞으로도 공공건축물에 고효율·친환경 건축을 도입,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대상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부터 ‘제2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을 시행했다. 이 계획은 국내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건축물 조성 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중장기 법정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공건축물부터 단계적으로 제로에너지 건축물 대상을 의무화한다. 2030년 연면적 500㎡ 이상 모든 건축물에 적용한다.


제로에너지 건물은 미국에서도 이미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2020년부터 신축 주택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모든 상용용 건물과 기존 건설물의 50%를 제로에너지화하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수립했다. 에너지, 안전, 교통, 건강 등을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스마트 도시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 부서인 DOE(Department of Energy)는 스마트 시티 기술을 확대하기 위해 건물, 도시, 헬스 등을 통합 추진하는 기술 개발 추진과 사업 확대를 2015년 9월에 발표했다.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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