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텃밭 가꾸고 동물과 교감하며 힐링… ‘치유농업’이 뜬다 [농어촌이 미래다-그린라이프] (2021.04.02)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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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텃밭 가꾸고 동물과 교감하며 힐링… ‘치유농업’이 뜬다 [농어촌이 미래다-그린라이프] (2021.04.02) | 세계…

지역혁신경제연대 0 2237

| 정부, 관련법 시행 발맞춰 육성 채비

| 동물 먹이 주고 숲 걷고 작물 키워

| 발달장애인·소년범 등 정서 안정

| 우울감 줄이고 노인들 인지 개선

| 대사증후군 환자 체중 감소 효과도


| 1990년대 ‘원예치료’ 분야서 확장

| 2017년 사회·경제효과 3조7000억

| 농진청, 서비스 수익 창출 모델 연구

| 삶의질·농가소득 향상 적극 팔 걷어



“국민의 건강 회복 및 유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용되는 다양한 농업·농촌자원의 활용과 이와 관련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지난 25일부터 시행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은 ‘치유농업’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치유농업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1990년대에는 ‘원예치료’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연구·활동이 이뤄졌고 범위가 동물자원, 자연경관 자원 등 전 농업분야로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치유농업의 목적은 국민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농가소득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감염병 팬데믹 사태로 전 세계인의 몸과 마음이 지친 지금, ‘자연을 통한 치유’ 분야는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앞으로 치유농업 육성을 통해 농촌과 숲의 가치가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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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우울감·폭력성 완화…치유농업의 효과


치유농업은 일반적인 농장 체험과 다르다. 심신 건강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이기 때문에 자격을 갖춘 곳에서 고객의 상태에 맞는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드림뜰 힐링팜 치유농장’을 운영하는 송미나씨는 원예치료사, 직업재활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보유한 치유 전문가다. 총면적 2093㎡에 달하는 농장에서 동물, 꽃, 허브, 채소를 통한 다양한 치유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동물을 탐색하고 친해지며 먹이를 주고 감정을 나누는 등 활동은 발달장애아에 특화된 치유 프로그램이다. 식물·허브 키우기, 허브 족욕, 꽃바구니 만들기, 숲 치유, 미술치료 등은 어르신 등에 인기가 높다. 전주장애인복지관, 김제특수교육지원센터, 문화가족지원센터, 완주교육지원청, 치매안심센터 다수 기관이 이 치유농장을 찾아 도움을 받는다.


이렇게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정말 치유 효과가 있을까.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시범사업을 했다. 전북 순창농장에서는 대사성 만성질환자의 건강 증진을 위해 농촌 산책, 농작업, 직접 건강식 만들기 등을 주 1회 4시간씩 7주간 실시했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치유농업을 진행한 결과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났다. 참여자들의 인슐린 분비기능이 47% 증가했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28% 감소했다. 또 허리둘레가 평균 2cm 감소했다.


치유농업은 청소년의 폭력성도 줄였다. 김천소년교도소는 교도소 내 상자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주 1회 2시간씩 24주간 꾸준히 활동한 청소년은 불안감이 45%, 스트레스가 52%, 우울감이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치유농업에서도 인지능력 개선과 우울감 개선 등 치유 효과가 나타났다는 결과가 보고돼 있다.치유농업은 농가소득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홍천 열목어마을은 농진청 지원 사업을 통해 2018년 자연경관활용 치유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소방관을 대상으로 1박2일간 명상, 트레킹, 약선 치유식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입소문을 탔고 가족 방문객도 증가했다. 이곳은 1차농업 마을에서 치유농업마을로 변신한 뒤 연간 3억원(마을 전체 기준)의 추가 소득을 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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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치유농장 78개로 확대


치유농업법의 본격 시행에 맞춰 농진청은 올해부터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과 관계 기관과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맞춤형 치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치유농장을 조성해 참여자 만족도를 지난해 기준 83%에서 올해 85.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치유농업의 경영과 프로그램 개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치유농업센터 2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각종 목적과 특성을 가진 다양한 치유농장을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 16억5000만원을 지원해 식물·곤충·동물, 경관 자원 등을 활용한 치유 서비스 공간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전국 치유마을·농장을 지난해 57개에서 올해 78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종사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4월부터 운영하며 전문가 양성을 위해 치유농업사 자격을 신설한다. 치유농업사는 치유농업 교육을 실시하는 국가·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배치된다.


치유농업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관계기관과의 협력이 필수다. 농진청은 보건복지부와 지난해 7월 업무협약을 맺고 치매안심센터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치매 어르신을 9개 치유농장과 1대 1로 매치해 인지 강화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소방청과 소방관의 스트레스 회복을 위한 협약을 맺고 승마 활용 치유프로그램 등 진행할 계획이다.


치유농업의 사회경제적가치 창출 효과는 2017년 기준 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치유농업의 본격 육성에 따라 향후 이용자와 가치 창출 규모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원예특작과학원, 농업과학원, 식량과학원, 축산과학원 등 농진청 소속기관별로 치유농업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치유농업 서비스 개발 및 표준화를 통해 수익창출 모델을 제시하는 등 건전한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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