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우리가 버린 페트병으로 만들었다고? (2021.10.25)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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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우리가 버린 페트병으로 만들었다고? (2021.10.25)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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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 살리는 기업 플리츠마마


빨강, 파랑, 녹색, 분홍…. 색도 예쁘고 짱짱한 주름도 시선을 끈다. 요즘 거리에 나가면 부채, 아코디언을 연상케 하는 맞주름 모양의 가방을 멘 사람이 많이 보인다. 이들은 가죽 가방보다 가벼워 들기 편하고 패션을 돋보이게 한다며 이 가방의 장점을 꼽았다. 여기에 이 가방만의 특별한 의미도 빼놓지 않는다. “플라스틱 생수병으로 만든 가방이에요. 예쁘면서도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500㎖ 플라스틱 생수병 16개로 가방 하나를 만든다? 귀가 솔깃해진다. 패션기업 송강인터내셔날에서 운영 중인 친환경 브랜드 플리츠마마는 플라스틱 재활용 원사를 활용한 가방으로 가치소비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가치소비란 자신의 신념을 소비에 반영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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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트병 패션으로 화려한 변신 


수백년이 지나야 겨우 분해된다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멋진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플리츠마마 왕종미 대표는 다수 패션 브랜드의 니트 디자인과 생산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수많은 원사가 제작 후 버려지는 걸 목격했다. 폐원사 활용 방법을 늘 고민했지만 지속적인 공급이 불가능해서 구조적으로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사방으로 방법을 찾던 중 폐페트병 재생 원사를 발견했다. 이전 회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폐페트병 재생 원사에 니트 공법을 접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친환경적 패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플리츠마마 브랜드를 만들었다.


천을 잘라 만든 옷이나 가방은 자투리 천 등 쓰레기가 발생하지만 니트는 그렇지 않다. 뜨개질하듯 짜면 되기 때문에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할 좋은 방법이다.


왕 대표는 플리츠마마의 철학을 관통하는 열쇳말로 최소화를 꼽는다. 폐페트병 원사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가방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하는 맞주름을 생각해냈다. 니트 맞주름은 플리츠마마의 시그너처로 특허 받은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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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페트병 원사로 제품 상용화에 성공 


폐페트병에서 원사를 추출하려면 깨끗한 상태의 투명 폐페트병을 모아 부숴야 한다. 여기서 나오는 플레이크를 이용해 폴리에스터칩을 만들고 그 폴리에스터칩에서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사를 추출한다. 플리츠마마는 이렇게 생산한 원사로 가방과 의류를 만든다. “의류 소재로 폭넓게 활용되는 폴리에스터는 석유가 원료다. 재활용 폴리에스터는 폐페트병에서 그 원료를 추출해 다시 만든 것이다. 일반 폴리에스터와 특성과 성능 면에서 차이가 없다.”


제품 개발 당시 국내 재활용 폴리에스터는 모두 수입 재생폴리에스터칩을 활용해 제작했다. 플리츠마마의 큰 고민이자 숙제였다. 때마침 2020년 환경부에서 다섯 개 지역을 시범 지역으로 선정해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사업을 시작했고, 그 가운데 제주도에서 나오는 폐페트병으로 원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2020년 4월 제주도와 제주개발공사(제주 삼다수), 효성TNC, 환경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내 최초로 제주 폐페트병 활용 원사를 통한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왕 대표는 말했다. “이렇게 진행한 제주 지역 자원순환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의 완성형 자원순환 프로젝트로서 큰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민·관·소비자 모두 동참한 성공 모델이다. 제주 폐페트병 원사에 이어 2021년 출시한 서울 폐페트병 활용 제품 역시 반응이 뜨겁다.”


현재 플리츠마마 이름으로 출시된 상품은 약 250개다. 시그너처 아이템인 숄더백, 토트백, 투웨이쇼퍼백 등 니트플리츠백을 비롯해 2020년부터는 니트 폴로티, 맨투맨티, 플리츠 재킷 등 계절별 의류 아이템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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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접착식 완충 포장재로 쓰레기 최소화 


플리츠마마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제품에 과대포장이 없다는 점도 칭찬한다. 플리츠마마는 제품 포장 시 자가접착식 완충 포장재를 활용해 포장과 배송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소화한다. “제품 생산이나 판매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데 관심이 있다. 구매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전 여정에 지속 가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과대 포장을 안 하려고 폴리백 등을 대신해 상품 사이즈에 딱 맞는 패키지 디자인을 했다. 가급적이면 제품을 오래 곁에 두고 사용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귀책 사유와 기한 등에 상관없이 무상 수리도 한다.”


지구환경을 지키려는 플리츠마마 뜻에 공감하는 고객도 많다. 왕 대표는 “주요 고객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한다”고 소개한다. “고객과 함께 만든 가장 큰 자산이자 소통 창구는 인스타그램과 자사 몰이다. 초기 때부터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나 자사 몰 1:1 문의 등 다양한 의견이 오고갔다. 고객과 함께 브랜드를 운영하는 셈이다. 제주 지역 자원순환 프로젝트 때는 제주 출신이라며 애정 어린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주신 사람도 많았다.”


최근엔 깨끗하게 모아둔 폐페트병을 보낼 테니 제품 제작에 사용해달라는 사람도 많아졌다. 플리츠마마의 기업 철학에 깊은 인상을 받은 해외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요청에 2021년 초엔 글로벌 사이트도 오픈했다.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주문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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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도 내고 지구환경도 지키는 착한 브랜드 


최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관련 시장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왕 대표는 플리츠마마와 같은 스타트업이 어렵게 구축한 가치사슬 생태계가 여러 형태로 위협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대표적으로 디자인 도용이나 그린워싱(환경에 유해한 제품을 환경친화적인 것처럼 광고)이 있다”며 “플리츠마마의 목표는 기술을 발전시켜 건전하고 긍정적인, 지속 가능한 패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마케팅 차원으로만 환경 이슈를 다루는 흐름이 확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왕 대표는 “기술 발전과 인류의 상상력이 합쳐져 기후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더 다양한 재생 원사로 만든 멋진 제품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기업의 목표다. 더불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언처럼 존엄을 표현하는 사랑의 행동 중 하나가 버리는 것이 아닌 재사용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플리츠마마는 쓸모없는 것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고 그 쓸모를 디자인해 그것의 가치를 새롭게 탄생시킨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소비자와 생산자라는 단편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연대하며 따뜻함을 나누는 관계로 남기를 바란다. 플리츠마마는 멋도 포기할 수 없지만 지구도 보살피고 싶은 따뜻한 분들을 위한 브랜드다. 강요된 에코가 아닌 멋있어서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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