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개] 교사 관두고 45개 점포 분식집, 6개만 남게 되자 내린 결정 (kakao 1b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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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개] 교사 관두고 45개 점포 분식집, 6개만 남게 되자 내린 결정 (kakao 1boon)

지역혁신경제연대 0 2298

| 전국 대형마트 분식 코너 운영해서 큰 성공

| 마트 쇠락하면서 사업 기울어

| 전통방식으로 떡볶이와 식혜 만들어 재기


창업 기업은 한 번 쯤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등 큰 시행착오를 겪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지납니다. 이 시기를 견디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술력, 서비스를 갖고 있다 해도 생존하기 어려운데요. 잘 알려지기만 하면 시장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중소기업이 죽음의 계곡에 빠지게 둘 순 없습니다. 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떡볶이는 한국인의 대표 간식이다. 서울시가 2020년 10월 발표한 전국 1만여명 대상 '나를 위로하는 음식' 조사에 따르면 떡볶이가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지친 맘을 떡볶이로 달랜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인기가 높은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요즘엔 치킨집에서도, 카페에서도 떡볶이를 판다. 이런 레드오션에선 특색 없인 생존하기 힘들다. 김진태 아람 대표를 만나 중소 식품 업체의 성공 방정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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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식품코너 주름 잡던 큰 손


아람의 식품브랜드 ‘삼시오끼’는 5가지 종류 떡볶이와 4종류 식혜를 제조한다. 떡볶이는 전통 시루 방식을 이용해 만들어 퍼석하지 않고 쫄깃한 게 특징이다. 식혜는 엿기름과 쌀밥을 6시간 이상 당화하는 전통방식으로 만들었다. 온라인몰 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김진태 대표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서울의 한 유통회사에서 6년을 근무했다.


내 사업이 하고 싶어서 1999년 유통회사를 차렸다. 처음에는 에어컨, 자동판매기 등 대기업 전자제품을 유통했다.


2003년 교사였던 아내가 학교를 그만두고, H 대형마트에서 분식 매장을 연 것을 계기로 식자재 유통도 시작했다. “당시 마트는 ‘돌멩이를 놔둬도 팔린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사람이 미어터졌어요. 겁이 없던 터라 학교까지 그만두고 안까지 사업에 뛰어든 거죠.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튀김과 떡볶이를 팔았어요.”


대형마트 지점이 전국 곳곳에 퍼지면서 김 대표의 분식 매장도 승승장구했다. “2008년 기준 전국 대형마트 45곳에서 매장을 운영했어요. ‘빨간너구리’ 상호를 단 매장이 저희 가게였습니다.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했어요. 직원도 150명이 넘었고요. 그때 많이 쓰던 재료가 떡볶이소스, 김말이튀김, 식혜 같은 식자재였습니다. 내친 김에 식자재 제조 공장까지 세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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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쇠락과 함께 분식집도 폐업


어떻게 만들어야 ‘팔리는 상품’이 되는지 알게 됐다. “음식 장사는 ‘위생과 맛’이 전부예요.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죠. 식자재 공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신선한 재료로 최선을 다해 만들었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프랜차이즈에도 식자재를 납품하게 됐어요.”


하지만 영원히 잘 되는 일은 없었다. 대형마트가 쇠락하면서 김 대표 회사도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2016년부터 대형마트가 점포 수가 정체에 빠졌어요. 대형마트를 찾는 손님도 차츰 줄었고요. 분식 매장을 찾는 손님도 크게 줄어 하나 둘 정리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결국 6개만 남더라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8년 10월 공장에 불까지 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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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상황이 변했다면 나도 변해야


아람의 포장 설비. 김 대표는 쌀누룩으로 발효한 효소를 사용한 ‘발효 떡볶이 소스’를 개발 중이다. “떡볶이 소스에 들어가는 재료를 발효 시켜 쓰는 곳은 없어요. 쌀누룩으로 발효시킨 소금, 간장, 된장 등을 개발해서 소스를 만들면 감칠맛이 더해지고 훨씬 더 고급스러운 소스가 나올 거라 자신합니다. 훨씬 맛있고 고급스러운 떡볶이를 만들어 시장에서 경쟁하고 인정받고 싶습니다.”

출처아람


좌절만 할 순 없었다. 시대와 상황 변화에 따라 사업 운영 방식도 변화시켜야 했다. 프랜차이즈와 급식업체 위주 식자재 공급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제일 잘하는 분야인 떡볶이부터 공략했다. "떡볶이라면 자신 있었지만, 간편식 개발을 앞두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했습니다. 전국 유명 분식집은 물론 마트에서 판매하는 떡볶이 제품은 모조리 먹어 봤어요. 서울, 경기는 당연하고 대구까지 찾아갔죠." 


떡의 쫄깃함을 살리기 위해 전통 시루를 이용해 떡을 만들기로 했다. "요즘 떡은 수증기를 이용해 쪄냅니다. 전통 시루 방식은 쌀 또는 밀가루를 넣고 압력을 가해 만드는 건데, 옛날 방식이라 공장을 찾는 게 쉽지 않았어요. 수소문 끝에 전통 방식으로 떡 만드는 공장을 찾았죠." 


시중 어떤 떡보다 쫄깃해 먹는 맛이 있는 떡을 개발해내는 데 성공했다. "밀떡이지만 쌀떡만큼 쫄깃해요. 갓 만든 떡 드셔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부드러운데 쫄깃함은 살아있어요. 저희 떡은 그 맛을 살렸다고 자부해요." 


소스는 깔끔한 맛을 내기 위해, 오히려 넣는 재료의 수를 줄이기로 했다. 3~4가지 해물로만 육수 맛을 내는 과정에서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쳤다. "보통 떡볶이 소스는 15~20가지 재료를 혼합해 만드는데요. 저흰 깔끔한 맛을 위해 다시마, 멸치 등 5가지 해물을 3시간 동안 끓인 육수를 사용하기로 했어요. 재료를 줄인 대신 충분히 우려내 감칠맛을 높일 수 있었죠." 제품 개발 덕분에 온라인몰(https://bit.ly/3gpDEXB)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트렌드와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처음에는 일반떡볶이인 미미떡볶이만 팔다가, 젊은 세대가 국물떡볶이를 선호하는 걸 알게 돼 해당 제품도 개발했습니다. 한번은 해외 바이어와 미팅을 하는데, 바이어들이 일반떡볶이는 A회사, 특이한 떡볶이는 B회사 이런 식으로 구분해서 구매하더라고요. 각자 특화된 공장을 불편하게 찾아다닌 거죠. 저희가 한꺼번에 만들어서 공급하기로 했죠."


기름떡볶이를 개발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기름떡볶이를 간편식으로 파는 곳이 거의 없어서 힌트를 얻기 쉽지 않았어요. 일반떡볶이가 10번 시도 끝에 만들었다면, 기름떡볶이는 30번 넘게 소스 배합을 바꿨습니다. 아무리 재료를 혼합해도 맛이 제대로 안나서 양파를 갈아 넣어봤는데, 감칠맛이 제대로 올라오더군요."


식혜의 경우 전통 제조 방식을 그대로 지키기로 했다. “옛 방식을 무조건 고집하겠다는 게 아니라, 맛을 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을 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식혜 만들 때 당화를 마친 엿기름을 손으로 짜는 공정이 있어요. 1톤 용량의 식혜를 만들려면 엿기름 40kg이 드는데 이 많은 양을 손으로 짜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보통 전통 식혜를 만든다는 다른 회사도 직접 짜지 않고 엿기름을 담갔다 빼는 정도죠. 이걸 직접 손으로 한다고 하니 직원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대로 지켰습니다." 고집을 지킨 덕에 온라인몰(https://bit.ly/32v9gmE) 등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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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계속 도전하겠다


삼시오끼 제품은 해외에서도 인기다. 미국·캐나다·호주에 수출 중인데, 미국에서 반응이 유독 좋다.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미국은 인구가 많고, 소득수준도 높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런 시장에서 우리 상품이 자리 잡아서 꾸준히 수출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뿌듯합니다.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삼시오끼를 떡볶이, 식혜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브랜드로 키우는 게 목표다. "식품업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긴 하지만, 차별화만 잘하면 우위를 점할 수 있어요." 


/김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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