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개] 생명줄을 잇는 딜리버리 혁신, 라이프뱅크 Lifebank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단지 비효율적인 운송 시스템 때문에 제 때 수혈을 받지 못해 생명을 잃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 될까요? 나이지리아에서는 그러한 안타까운 일들로 매년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합병증의 두려움에 무방비 상태로 놓인 사람들이 많이 있어 왔습니다. 새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피를 나누는 기증자들이 있어도, 건강한 상태의 혈액이 제 때 운송이 되지 않는다니,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첨단 기술로 그러한 사회적문제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소셜벤처, 라이프뱅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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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의 경험으로 시작된 오토바이 혈액 은행, 라이프뱅크(Lifebank)
나이지리아 태생의 태미 지와 튜보선(Temie Giwa-Tubosun)은 15살까지 자신의 나라에서 살다가 2001년 미국으로 가족 이민을 떠나 학창시절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미네소타 대학에서 국제학을 전공하며 모국인 나이지리아에 대한 관심을 이어나갔습니다. 2010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근무했고, 2012년 다시 나이지리아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의 사회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나이지리아의 공익 광고 비영리조직인 ‘Hollywood, Health & Society’에 프로그램 관리자로 합류했습니다. 이후 결혼을 하여 첫째 아이를 출산 하였는데요, 병원의 열악한 시설 문제로 미국에서 출산을 할 수밖에 없었던 태미는 산후 출혈로 모성 사망률이 높은 나이지리아의 사회 문제를 절감했습니다. 그 때 태미는 생각하였습니다. 꼭 이 문제만큼은 해결해야겠다는 것을요.
그녀는 나이지리아의 수혈 시스템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했고 여러가지 고질적인 문제들이 산재해 왔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WHO 발표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 모성사망률의 2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산후출혈로 사망한 산모 10명 중 8명은 혈액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면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듬해인 2016년에 이동형 혈액 은행인 의료 소셜 벤처 ‘라이프뱅크’를 설립했습니다. 특히 접근성의 문제로 국가의 수혈 서비스가 시골 지역의 병원에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었기에,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혈액과 백신을 안전하고 빠르게 전달할 것인지가 핵심적인 고민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거점 혈액 은행들 간의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잇고 활성화할 수 있는지, 프로세스부터 관련 규제의 수립들까지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지만 자신의 아기와 나이지리아의 산모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의지를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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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백신의 실시간 이동 위치는 물론, 안전성 정보까지
태미는 문제의 해결책을 기술 혁신에서 찾았습니다. 그녀는 블록 체인과 인공 지능의 힘을 활용하여, 혈액을 긴급하게 필요로하는 병원들을 혈액 보관 은행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냈습니다. 또 어플리케이션으로 현재의 혈액 상태와 안전성 그리고 가장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위치를 실시간으로 제공 받아 오토바이나, 트럭 또는 보트로 혈액은 물론 백신과 같은 중요한 의료 제품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의사나 관계 의료 종사자는 구글 맵스(Google Maps)의 API 기술을 통해 혈액, 백신, 산소의 공급망과 배달 차량의 이동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라이프뱅크는 한 시간에 5,680리터에 달하는 혈액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라이프뱅크가 있는 라고스(나이지리아의 남서부에 위치한 도시)는 도로 교통 사정이 좋지 않아 오토바이 배송으로 여의치 않을 때는 드론이 제 역할을 해내기도 합니다.
그 결과 2016년 창업 이후 4년 동안, 라이프뱅크는 나이지리아 700개의 병원에 있는 10,000명 이상의 환자에게 26,000개의 제품을 보급할 수 있었습니다. 태미는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혈액과 백신이 신속히 제공되고, 이동 경로의 계산이 정확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나이지리아 전역에 있는 혈액 은행과 병원들과의 원활한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혈액 공급은 환자의 위치를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곳으로부터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우리는 원활한 프로세스를 위해 현재 100개의 혈액 은행과 협력하고 있으며, 혈액 재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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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없는 사회적 임팩트, 나이지리아를 너머 아프리카 대륙으로
라이프뱅크의 사회적 임팩트는 실로 대단하였습니다. 나이지리아 내 다른 지역들은 물론, 비효율적인 혈액 공급으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나라들에서의 협력 요청이 이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라이프뱅크는 이러한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빠르게 확산시키기 위해 기술 혁신 센터와 인큐베이터의 도움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Google for Startups’ 파트너인 ‘CcHUB’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산할 수 있었습니다. CcHUB 인큐베이터는 스마트 인프라, 의료 기술, 디지털 보안 및 교육 관련 노하우가 풍부하였는데, 이 덕분에 라이프뱅크는 160 개가 넘는 병원을 네트워크화하고, 9만 달러(한화 약 1억 22만원)의 사회적 비즈니스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EchoVC 및 Fola Laoye 인큐베이터를 통해 20만 달러(한화 약 2억 2,270만원)의 투자를 받아 라이프뱅크의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신속히 확산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에는 ‘Jack Ma 파운데이션’(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인 마윈의 자선 단체)주최의 아프리카 기업가상(African Netpreneur Prize)에 1위로 선정되어, 상금 25만 달러(한화 약 2억 7,800만원)를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나이지리아 내에서 라이프뱅크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시는 라고스, 오요(나이지리아 남서부 위치)입니다. 이제는 수도인 아부자와 카노(나이지리아 북부)로까지 확장 해 라이프뱅크를 운영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나이지리아와 동일한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에서도 서비스를 펼칠 계획입니다. 기술개발도 필수입니다. 보다 안전한 혈액 보관을 위한 혈액 스마트 가방(SmartBag), 혈액 기증자가 자신과 가장 가까운 혈액 은행에서 손쉽고 안전하게 헌혈 기증을 예약할 수 있게 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은 점점 진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정보 네트워크 보안국과 협력하여 혈액 은행에서 드론을 통해 병원에 전달하는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현재는 에티오피아 내 라이프뱅크의 주요 거점이 될 지역을 물색 중에 있으며, 향후에는 케냐로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라이프뱅크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 생명을 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떠한 도전들을 뚫고 나가야 할까요?
“나이지리아의 비즈니스 환경은 기업가들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라이센스, 불투명한 규제, 자금 부족, 물, 도로, 전기 등 열악한 인프라를 꼽을 수 있겠지요.
특히, 여성기업가들에게는 가부장적인 사회문화가 매우 도전적입니다.
하지만 잘 해내 가리라 생각합니다.
다른 젊은 기업가들에게도 생명을 살리는 이 비즈니스의 시장은 거대합니다.
스마트기술이 결합된다면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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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생명을 구하는 일이
곧 비즈니스
라이프뱅크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생명을 구하고, 지역에서 의료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금을 조성하며, 혈액을 배송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사람을 구하면서 사회를 더불어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라이프뱅크의 미션이 머지 않아 다른 나라에서도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https://startup.google.com/stories/lifebank/
https://lifebankcares.com/#/home
https://africabusinessheroes.org/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