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헷갈리는 사회적 가치 개념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021.03.19) | 사회적경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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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헷갈리는 사회적 가치 개념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021.03.19) | 사회적경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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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은 정부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복지 시스템을 설계하고 국가사업을 통해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이 대표적이다. 또,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은 시민사회단체가 담당했다. 하지만 사회가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들의 노력만으로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졌다. 자연스레 시장의 영역 즉, 기업 역시 비즈니스를 통한 사회 문제 해결의 주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라이프인은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의 영상자료를 토대로 CSR부터 SV와 ESG까지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여러 개념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첫 번째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CSR은 기업이 이윤 추구 이외에 사회적으로 어떤 책임을 가지는가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됐다. 미국의 경제학자 하워드 보웬(Howard Bowen)이 1953년 자신의 책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에서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은 우리 사회의 목적과 가치에 알맞게 기업가들이 의사결정을 해서 사회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에 옮기는 의무"라는 말을 하며 그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


이후 아치 캐롤(Archie B. Carroll)이라는 경영학자가 1991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네 단계로 구분했다. 아치 캐롤은 CSR의 개념을 4단계의 피라미드 모형으로 발표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떤 형태로 발전돼 왔는지를 설명했다. 1단계는 경제적 책임(Economic Responsibility)이다.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이윤을 창출하고, 고용을 확대하는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2단계는 오늘날의 준법경영에 해당하는 법률적 책임(Legal Responsibility)이다. 안전한 제품 생산과 투명한 회계 운영이 이에 속한다. 3단계는 법적 규제보다 더 넓은 테두리에서 환경과 사회에 이롭도록 도덕적 규율을 준수하는 윤리적 책임(Ethical Responsibility)이다. 마지막으로 4단계는 기업이 창출한 이윤의 일부를 소외계층 지원에 활용하는 사회 공헌, 즉 자선적 책임(Philanthropic Responsibility)이다. 각 단계별로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활동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알 수 있다.


CSR이 기업의 책임 단계에 대한 구분이라면 기업의 역할을 경제, 사회, 환경의 영역별로 구분한 개념이 바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초기에는 주로 현세대가 생태계의 보존과 미래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경제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경제의 성장과 포용적인 사회 발전, 환경 보호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으로 나아갔다. 실제로 1990년대를 지나며 기업들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법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을 이행하며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평가받기 시작했고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변화가 시작됐다. 


최근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ESG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말로,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환경 보호 수준, 사회적 책임 이행 정도, 거버넌스의 건전성과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비재무적 요소를 잘 관리하는 기업일수록 장기적인 재무 성과도 우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비재무적 요소들은 앞서 다룬 지속가능경영의 연장 선상에서 다뤄지는 개념이다. 


2005년 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국제금융공사) 보고서에서 ESG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후 같은 해 발간된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보고서를 거쳐서 2006년 유엔책임투자원칙이 결성된 이래로 현재까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ESG 투자가 진행됐다. ESG 투자가 늘어나면서 기업은 자신들의 객관적인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게 됐다. 앞으로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할 것인지 판데믹에서 직원들과 협력사의 건강이 보장되는지 다양성을 고려한 이사회 운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정확한 수치와 근거를 바탕으로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이러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의 이슈 역시 대두됐다. 


지금까지 살펴본 CSR, 지속가능성, ESG가 기업 경영 전반에 관련된 개념이라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 즉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한 개념들도 있다.  


바로 2000년대 중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임팩트 투자와 사회적기업이다. 각각 임팩트와 사회적 가치라는 개념을 주로 사용하지만 공통적으로 비즈니스 활동의 결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집중한다.이와 관련해, 앞서 ESG와 마찬가지로 사회문제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지 또 어떻게 측정 결과를 화폐 가치로 환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들이 논의되어 왔다. 가령 공기 오염은 사람들의 호흡기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문제이다. 만약 어떤 기업에서 공기 중 오염물질을 대량으로 정화하는 필터를 개발한다면 아마 오염물질이 많은 산업 현장과 도심 주요 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시 생활공간의 공기가 깨끗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의 유병률이 감소할 수 있다. 


CSV(공유가치창출, Creating Shared Value)란 경제·사회적 조건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비즈니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기업 정책 및 경영활동을 의미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와 FSG의 공동창업자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가 2006년 12월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전략과 사회: 경쟁 우위와 CSR 간의 연결 (영어 원제: Strategy and Society: The Link between Competitive Advantage and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개념이며, 2011년 1월에 발표한 "공유가치를 창출하라: 자본주의를 재창조하는 방법과 혁신 및 성장의 흐름을 창출하는 방법Creating Shared Value: How to reinvent capitalism — unleash a wave of innovation and growth"에서 본격적으로 확장된 개념이다. 마이클 포터와 마크 크레이머는 이러한 기업이 당면한 사회적 요구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다는 흐름을 공유가치창출(CSV)이라는 개념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시킨다. 만약 기업이 공유가치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한다면 오랜 기간 사회와 공존함으로써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


정리해 보자. 자본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기업이 자신들의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정확하게 제공할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각종 평가 지표를 참고해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후에는 이러한 활동들뿐만 아니라 핵심 사업 전략에 사회적 가치를 내재화하여 적극적으로 실행하는지 여부가 ESG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환경과 사회의 리스크를 줄여나가고 관련 성과 역시 함께 창출하는 기업들의 시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이 더욱더 중요한 이유이다. 


이진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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